사랑니
영어로는 지혜의 이
지혜의 이름 네 개나 빼서 그런가
모든 지혜가 사라진 기분
이제 다시 되돌릴 수 없는
텅 빈 느낌이
돌이킬 수 없는 어떤 부실함이
입숙에 남아있다

친구들은 내가 약함에 대해
얘기할 때 웃는다
그들은 언제나 빠르게
전진하고 있다

친구들은 젊다
불편한 옷을 입은 것처럼
몸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
손과 발이 일 년 내내

차가웠던 적이 없다
확신으로 반짝이는 눈망울
그 밑에 제멋대로 늘어진 주름을
발견하게 되기까지도
아직 몇 년은 더

그들은 차갑다고 느껴질 정도로
당당한 표정을, 농담을,
모욕을 퍼붙는다
나는 눈을 껌뻑거리며 그 모든 것을
좀 더 빨리 주워 담기 위해 애쓴다
우리의 우정은 무엇일까
어디에 있을까

이렇게 어리고
또 이렇게 늙은 게
나라면